대만 백색테러의 시대를 따뜻하게 그린 수작 — 《안개 낀 시절》(大濛, A Foggy Tale, 2025)
■ 기본 정보
제목은 《안개 낀 시절》(大濛, A Foggy Tale)이며, 장르는 역사 드라마·어드벤처입니다. 2025년 11월 27일 대만에서 정식 개봉하였으며, 상영 시간은 134분입니다. 제작 국가는 대만이며, 대만 호키엔어(민난어)와 만다린을 주요 언어로 사용합니다. 등급 정보는 현재 공식 분류가 명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출처: MyDramaList, Rio Theatre, YouTube 공식 채널)
■ 감독 · 시나리오 · 주요 출연진
감독 천위쉰(陳玉勳, Chen Yu-hsun)은 1995년 납치 블랙코미디 《열대어(Tropical Fish)》로 데뷔한 뒤, 판타지 로맨틱코미디 《나의 사라진 발렌타인(My Missing Valentine)》으로 널리 알려진 감독입니다. 각본 또한 천위쉰 감독이 직접 집필하였으며, 이 작품으로 제62회 금마장(金馬獎) 최우수 원작각본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주연에는 금마 신인 팡위팅(方郁婷, Caitlin Fang)과 홍콩 출신 신세대 배우 커웨이린(柯煒林, Will Or), 그리고 금곡상 수상 뮤지션 9m88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제작은 베테랑 프로듀서 예루펀(葉如芬)과 리리에(李烈)가 담당하였습니다.
(출처: atmovies.com.tw, Golden Horse Award for Best Original Screenplay — Wikipedia)
■ 줄거리
영화는 1953년 어느 평온한 날, 10대 소녀 아웨(阿月, Yue)가 들판으로 오빠에게 점심을 가져다주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두 남매가 잠시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오빠가 반정부 혐의로 경찰에 쫓기는 처지임이 드러납니다. 그리고 1년 뒤, 오빠가 타이베이에서 총살형에 처해졌다는 소식이 아웨에게 전해집니다. 부모마저 세상을 떠난 뒤 아웨의 집을 차지한 삼촌은 시신을 찾아오는 데 드는 비용을 쓸 생각이 없습니다.
오빠의 시신을 제대로 수습해 고향으로 모셔오겠다는 일념 하나로, 아웨는 혼자 가오슝에서 타이베이로 향합니다. 하지만 낯선 도시에서 인신매매단의 표적이 될 뻔한 위기에 처하고, 마침 제대한 삼륜차 운전사 자오궁다오(趙公道, Chao Kung-tao)에게 간신히 구조됩니다. 삶에서 딱히 기댈 곳도,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던 자오궁다오는 가진 것 하나 없는 아웨를 돕기로 결심합니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두 사람은 그렇게 함께 길을 떠나게 되고,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여정을 나란히 걷습니다.
영화 제목 '대몽(大濛)'은 오빠 아윈(阿雲, Yun)이 두 번에 걸쳐 들려주는 이야기에서 비롯됩니다. 처음에는 작은 물방울들이 모여 구름이 되고, 그 구름이 땅에 내려 비가 되어 농사를 돕는다는 저항의 은유로 등장합니다. 그러나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한 물방울이 구름에 합류하지 못한 채 중간에서 흩어져 안개가 된다는 이야기로 바뀌어 있습니다. 백색테러의 시대, 억압 속에서 사라져 간 이름 없는 사람들을 품은 제목입니다.
감독은 역사적 비극을 다루면서도 각 인물에 웃음의 요소를 자연스럽게 녹여냈으며, 덕분에 정치적 긴장감이 전면에 나서지 않아도 이야기는 충분히 따뜻하고 진지하게 흘러갑니다. 타이베이 구도심과 가오슝·자이 일대를 배경으로 한 1950년대의 재현은, 금마장 미술상과 의상·분장상 수상이 증명하듯 세밀한 완성도를 보여 줍니다.
■ 영화평
IMDb에서는 7.9점을 받고 있으며, 관객 리뷰어들은 감독이 이야기를 너무나 탁월하게 풀어내어 보는 내내 자신이 직접 아웨가 된 것 같다고 평하고 있습니다. 백색테러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서도 슬프고 따뜻한 이야기가 순수한 정치 드라마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점도 호평의 이유로 언급됩니다.
Asian Movie Pulse는 백색테러를 소재로 삼되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아웨와 자오궁다오 두 사람의 우정과 신뢰를 중심에 놓은 것이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평했습니다. 팡위팅과 커웨이린의 케미스트리 덕분에 전혀 다른 두 인물의 관계가 자연스럽고 매력적으로 그려진다고 덧붙였습니다.
Medium의 영화 칼럼 'Offscreen Rites'는 경찰서 장면에서 아웨에게 처음엔 만다린으로, 이후 권위가 느슨해진 뒤에는 대만어로 말을 건네는 장면이 별다른 설명 없이도 시대의 무게를 온전히 전달한다고 지적하며, 이런 작은 순간들에서 영화의 진짜 힘이 드러난다고 평가했습니다.
Eastern Kicks는 원제 '大濛(대몽, 큰 안개)'이 영제보다 훨씬 묵직한 의미를 품고 있다며, 정치적 공포가 짙게 드리운 시대에 슬픔조차 비스듬히 우회해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로드무비 형식으로 담아낸 발상은 흥미롭다고 했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낙관적인 시선이 역사의 윤곽을 오히려 흐릴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로튼토마토 및 메타크리틱에서의 공식 집계는 현재(2026년 5월 기준) 확인되지 않으나, Letterboxd와 IMDb에서의 평균 점수와 반응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입니다.
(출처: IMDb, Asian Movie Pulse, Medium, Eastern Kicks)
■ 기타 특징
《안개 낀 시절》은 제62회 금마장(2025)에서 최다 11개 부문 후보에 올라 최우수 극영화상·최우수 원작각본상·최우수 미술상·최우수 의상분장상 등 4관왕을 차지하며 최다 수상작이 되었습니다. 대만 국내 박스오피스에서는 1억 대만달러를 돌파하며 상업적으로도 성공을 거두었고, 역사 기억·치유·용기에 관한 사회적 대화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대만 영화계에서 백색테러와 같은 민감한 역사 소재는 중국 시장 진출에 걸림돌이 될 수 있어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점에서 이 작품은 더욱 주목을 받았습니다.
(출처: Focus Taiwan, Rio Theatre, Ketagalan Media)
■ 지금 이 영화를 볼 수 있는 곳 (대한민국 기준, 2026년 5월 현재)
넷플릭스(Netflix)에서 스트리밍 서비스 중입니다. 국내 극장 상영은 현재 별도 확인이 필요하며, 일반 개봉 일정이 공식 발표된 바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넷플릭스 앱 또는 웹사이트에서 《안개 낀 시절》로 검색하시면 시청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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